이제는 하나의 계보를 이야기해도 될 법한 세계 하나가 열렸다. 바로 K-오컬트의 세계다. 서구의 오컬트들이 악령의 등장과 이를 퇴치하는 사제들의 구마의식을 담았다면, 무속인들이 귀신들린 자들을 위해 치르는 굿은 이제 그 독특한 세계로 세계인들을 인도하고 있다.
<전설의 고향>, 우리의 귀신들 어딘가 다르다
부임하는 족족 죽어나가는 사또들. 그래서 그 누구도 가고 싶어하지 않은 고을로 부임한 사또는 밤마다 나타나는 귀신의 존재를 알게 된다. 대부분 공포에 질린 사또들을 죽게 만들었지만 담력이 남다른 이 사또는 ‘아랑’이라는 이 귀신을 마주하고는 그를 꾸짖고 왜 이런 짓을 하느냐고 묻는다. 그러자 아랑은 자신이 억울한 죽음을 당했다며 그 원한을 풀어달라고 한다. 결국 사또는 이 사건을 조사하고 아랑을 죽인 범인을 찾아 그 원을 풀어준다. 이런 내용을 가진 밀양의 아랑설화는 KBS <전설의 고향>에서 소개됐고 또 <아랑사또전>이라는 미니시리즈로도 제작될 정도로 인기를 끈 한국의 귀신이야기다. 그런데 이 귀신이야기를 들여다보면 어딘가 독특한 지점이 있다. 바로 귀신이 그저 무섭기만한 공포의 존재로서의 가해자로만 등장하는 게 아니고, 그런 원귀가 된 이유가 있는 피해자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게다가 그 원귀는 자신의 한을 풀어달라며 다른 이도 아닌 사또를 찾아간다. 지금으로 치면 공권력을 찾아가는 것인데 사실 이런 행보는 세계 어디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귀신의 행동이다. 왜 이런 사또를 찾는 귀신이 탄생한걸까.
<전설의 고향> 시작화면
(출처 : KBS https://www.kbs.co.kr)
(출처 : KBS https://www.kbs.co.kr)
<아랑사또전> 포스터
(출처 : MBC https://www.imbc.com)
(출처 : MBC https://www.imbc.com)
중국이나 일본에도 이런 원한을 품은 귀신들이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중국의 귀신들의 경우는 사또를 찾기 보다는 도사나 승려 같은 종교적 색채를 띤 이들을 찾아가 한을 풀고, 일본의 요괴들의 경우는 원한을 가졌다고 해도 해코지 대상이 자신을 그렇게 만든 사람만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또 해코지를 하는 특별한 이유도 별로 없다. 그런데 한국의 귀신들은 그 이유가 분명하고 그걸 풀기 위해 나타난다. 애초부터 누군가를 해할 목적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어딘가 연민이 가고, 때론 인간과 가까워지려는 정감이 가는 요괴나 귀신이 등장한다. <전설의 고향>의 거의 시그니처 캐릭터나 마찬가지였던 ‘구미호’를 떠올려보라. 이 특별한 존재가 원한 건 단 하나, 진짜 인간이 되어 단란한 가정을 꾸리는 것뿐이다. 하지만 약속을 어긴 남편 때문에 정체가 드러나면서 그 소망이 물거품이 된 구미호는 결국 떠나버린다. 자신의 노력을 수포로 만든 남편을 해하는 게 아니라.
이러한 귀신 같은 초자연적인 존재에 대한 인식의 차이는 ‘과학적으로 해명할 수 없는 신비하고 초자연적인 현상’을 담는 서구의 오컬트 장르와 최근 하나의 계보를 이루는 한국의 이른바 K-오컬트가 갖는 근본적인 차이를 만들어내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등장하는 귀신들이 저마다의 사연 같은 이야기를 갖고 있다는 건 다양한 변주를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귀신 같은 초자연적인 존재에 대한 인식의 차이는 ‘과학적으로 해명할 수 없는 신비하고 초자연적인 현상’을 담는 서구의 오컬트 장르와 최근 하나의 계보를 이루는 한국의 이른바 K-오컬트가 갖는 근본적인 차이를 만들어내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등장하는 귀신들이 저마다의 사연 같은 이야기를 갖고 있다는 건 다양한 변주를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무속인이 더해진 K-오컬트의 등장
무속인을 뜻하는 한자 ‘무(巫)’는 무당이 두 손에 물건을 잡고 춤추는 형상을 한 글자지만, 하늘과 땅을 잇는 사람을 의미하기도 한다. 즉 무속인은 귀신 같은 초자연적인 존재를 퇴치하기도 하지만 삶과 죽음으로 끊어진 귀신과 인간 사이를 매개하는 일을 한다. 실제로 최근 다큐멘터리로서 K-오컬트의 새 영역을 열었다 평가받는 티빙 <샤먼: 귀신전>에 등장하는 실제 무속인들이 굿하는 모습은 저들의 억울한 사연을 들어주기도 하고 또 떠날 자들이 떠나지 않고 남아 다른 이들을 힘겹게 하는 걸 호통치며 으름장을 놓기도 하면서 저들을 곱게 떠나 보내주는 과정을 담는다. 보이지 않는 초자연적인 존재에 대한 공포감은 오컬트 장르가 갖는 핵심적인 요소이지만, K-오컬트는 무속인들이 보여주는 것처럼 이러한 귀신을 보는 관점이 다르기 때문에 스토리 또한 달라진다.
<샤먼: 귀신전> 포스터로 무속인의 모습을 담고 있다.
(출처 : TVING https://www.tving.com)
(출처 : TVING https://www.tving.com)
K-오컬트의 이런 차별화된 시도는 따라서 신부가 주도하던 이 장르에 무속인들이 모습을 드러내면서 조금씩 성장을 거듭해왔다. 이우혁 작가의 판타지 소설을 바탕으로 1998년에 개봉한 <퇴마록>은 어찌 보면 K-오컬트적 접근방식을 에둘러 시도했다고 보인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3명의 퇴마사는 기도로 악마와 싸우는 신부와 더불어, 여자의 혼이 봉인된 칼을 사용하는 무사와 부적술과 독심술을 사용하는 아이가 등장한다. 여기서 무사와 아이의 모습은 사실상 무당이 하는 역할과 크게 다르지 않다. ‘퇴마록’의 이 인물 구성은 드라마로 제작됐던 김홍선 감독의 <손 the guest>에서도 비슷한 형태로 등장한다. 최윤(김재욱)이라는 구마사제와 더불어 윤화평(김동욱)이라는 세습무 집안의 자손으로서 악령을 알아보는 영매가 등장하는 것이다. 이들은 박일도라는 큰 귀신이 잘못된 욕망을 가진 자들에 빙의되어 벌이는 연쇄살인을 강길영(정은채) 같은 형사와 함께 추적하고 싸워나간다. 지독하고 끔찍한 욕망을 가진 자들에 박일도가 빙의되어 벌이는 무시무시한 이야기들이 펼쳐지지만, 그 사건을 추적하는 과정 중에 윤화평이 들여다보는 건 ‘인간’들의 마음이다.
<퇴마록> 포스터(좌)와 <손 the guest> 포스터(우)
(출처 : 한국영상자료원 https://www.kmdb.or.kr / OCN https://ocn.cjenm.com)
(출처 : 한국영상자료원 https://www.kmdb.or.kr / OCN https://ocn.cjenm.com)
장르물과 더해져 진화한 K-오컬트의 새로운 경향
<손 the guest>가 특이했던 건 오컬트 장르에 범죄스릴러를 엮었다는 점이다. 즉 끔찍한 살인사건을 벌이는 존재들이 바로 박일도라는 큰 귀신이 빙의한 이들이라는 설정으로 이 두 장르를 엮어낸 것. 이로서 <손 the guest>의 오컬트는 사회적인 메시지 또한 담게 됐다. 그건 도저히 인간이 저지른 일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잔혹해진 범죄들에게 대한 비판적 메시지다. 사실 한때 공포물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며 주말 밤이면 이불을 끌어안고 TV 앞에 시청자들을 끌어모았던 <전설의 고향>이 갈수록 공포감을 잃게 했던 건, 사회의 변화와 관련이 있었다. 즉 끔찍한 연쇄살인사건이 벌어지고 신문 사회면을 장식하기 시작하면서, 현대인들의 공포는 더 이상 귀신이 아니라 사람에서 비롯된다는 인식이 생긴 것이다. 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섭다는 인식은 끔찍한 범죄스릴러가 대중적인 장르로 떠오른 이유이기도 한데, <손 the guest>는 바로 이 범죄에 오컬트를 섞는 절묘한 방식을 취했다. 사람이 한 짓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범죄를 귀신이 빙의되어 한 짓으로 그려낸 것이다.
연상호 감독의 <방법> 역시 <손 the guest>의 뒤를 이어 사회범죄를 탐사보도하는 기자와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 그리고 저주의 능력을 가진 방법사가 힘을 합쳐 악과 싸워나가는 이야기를 그렸다. ‘방법’은 사진과 물건 그리고 한자 이름을 알면 그 사람을 일그러뜨려 죽일 수 있는 ‘저주’를 소재로 하고 있는데, 특이한 건 살을 날리고 역살을 맞는 그런 오컬트적 요소들을 마치 슈퍼히어로물처럼 해석해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 작품 역시 오컬트와 범죄스릴러를 엮음으로써 SNS 시대에 벌어지는 악성댓글이나 마녀사냥 같은 혐오사회의 징후들을 ‘저주’라는 오컬트적 소재로 은유했다.
연상호 감독의 <방법> 역시 <손 the guest>의 뒤를 이어 사회범죄를 탐사보도하는 기자와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 그리고 저주의 능력을 가진 방법사가 힘을 합쳐 악과 싸워나가는 이야기를 그렸다. ‘방법’은 사진과 물건 그리고 한자 이름을 알면 그 사람을 일그러뜨려 죽일 수 있는 ‘저주’를 소재로 하고 있는데, 특이한 건 살을 날리고 역살을 맞는 그런 오컬트적 요소들을 마치 슈퍼히어로물처럼 해석해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 작품 역시 오컬트와 범죄스릴러를 엮음으로써 SNS 시대에 벌어지는 악성댓글이나 마녀사냥 같은 혐오사회의 징후들을 ‘저주’라는 오컬트적 소재로 은유했다.
<방법> 포스터
(출처 : tvN https://tvn.cjenm.com)
(출처 : tvN https://tvn.cjenm.com)
김은희 작가의 <악귀> 역시 이 계보를 잇는 작품이다. 미스테리한 댕기를 만진 후 귀신이 든 구산영(김태리)과 귀신을 보는 민속학자 염해상(오정세) 그리고 강력범죄수사대 이홍새(홍경) 경위가 연달아 발생하는 의문의 죽음을 추적하는 이야기를 다뤘다. 여기서 악귀는 자신이 깃든 자의 욕망을 들어주면서 점점 존재가 커져가는데, 악귀는 그래서 구산영이 가진 세상에 대한 욕망과 분노에 반응한다. 누군가를 죽이고 싶은 마음만으로 실제 악귀가 그걸 실행해내는 걸 알게 된 구산영은, 염해상의 도움을 받아 악귀와 싸워나가게 된다. 즉 이 작품에서도 오컬트와 범죄스릴러를 통해 하려는 이야기는 청춘들을 죽음으로까지 이끄는 혹독한 사회 현실에 대한 비판이다. 그저 무섭기만한 오컬트가 아니라 생각할거리를 만들어내는 의미있는 공포로서의 K-오컬트라는 새로운 영역이 펼쳐진 것이다.
<악귀> 포스터
(출처 : SBS https://programs.sbs.co.kr/drama/revenant/about/77557)
(출처 : SBS https://programs.sbs.co.kr/drama/revenant/about/77557)
<전설의 고향>으로부터 퍼올려진 초자연적 존재들의 가능성
K-오컬트는 최근 한국 전통의 신화, 전설 속 존재를 공포를 더한 판타지로 가져오는 작업들을 하고 있는 중이다. <전설의 고향>의 최고 캐릭터로 꼽힌 구미호가 현대화된 장르물의 색깔로 재해석된 <구미호뎐>은 대표적 사례다. 남자 구미호 이연(이동욱)이 주인공인 <구미호뎐>에는 구미호 이외에도 이무기, 어둑시니, 우렁각시 같은 <전설의 고향>이 소개하기도 했던 설화와 전설 속 캐릭터들이 등장하는데 배경을 현재로 가져와 이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는 점도 특징이다. 이연이 도시에서 살아가며 인간을 해코지하는 요괴들과 싸우는 장면은 그래서 <전설의 고향> 속 구미호 같은 토속적인 느낌과는 거리가 멀다. 마치 마블의 슈퍼히어로들의 액션을 보는 것만 같은 캐릭터의 재해석이 들어가 있다. 하지만 이런 현대적 재해석에도 불구하고 이무기 전설이나 어둑시니 설화 같은 캐릭터들의 이야기는 <전설의 고향> 속 토속적인 공포를 충분히 이끌어낸다. 그만큼 현대적 재해석과 고전의 이야기가 균형 있게 섞여진 K-오컬트의 보다 경쾌해진 맛을 드러내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오랜 세월 살아가는 존재인 구미호라는 캐릭터를 내세우고 있어 1938년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하는 <구미호뎐1938>이라는 스핀오프로도 이어졌다. 구미호는 물론이고 수리부엉이 홍주, 백두산 호랑이 무영 같은 토종 요괴들이 일본의 텐구나 그의 명령을 따르는 시니가미 같은 일본요괴들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로 오컬트적 서사에 만주웨스턴 같은 독특한 장르적 색깔을 더해넣었다.
죽일 수도 죽을 수도 없는 초자연적 존재가 600년의 시간을 살아가며 터럭손, 감산괴, 두억시니 같은 귀물들과 싸우는 이야기를 다룬 <불가살>도 우리의 고전에서 길어올린 K-오컬트의 계보를 잇는 작품이다. 이 작품을 흥미롭게 만든 건 600년 전 제거했던 귀물들이 계속 환생해 사람들을 해코지하는 괴물로 등장한다는 사실이다. 환생이라는 불교적 세계관으로 엮어져 있어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고 그래서 장르적으로도 사극과 현대극을 오가는 독특한 색깔이 가능해졌다.
물론 이들 작품은 그 색채가 오컬트 같은 공포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그보다는 판타지 액션에 가깝다. 하지만 이러한 한국적 색채를 가진 색다른 판타지 장르가 가능해진 건, 그 기반에 <전설의 고향>부터 계속 퍼올려졌던 우리 식의 초자연적 존재들에 대한 일련의 서사들의 기반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즉 K-오컬트는 이러한 진화와 확장에 문이 열려 있다. 그래서 엄밀한 의미의 오컬트에서 벗어나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마니아적 색채를 지워내고 대중적인 장르물의 색깔로 실제 대중적 성공을 거두는 사례가 생겨나고 있다. 최근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파묘>가 그 대표적 사례다. 무당과 풍수사, 장의사가 등장하고 이들이 귀신 같은 존재들과 싸우는 이야기는 전형적인 오컬트지만, 그 과정은 마치 어벤져스(이들은 실제 묘벤져스라 불리기도 했다)처럼 액션물 같은 대중적인 경쾌함으로 그려졌다.
죽일 수도 죽을 수도 없는 초자연적 존재가 600년의 시간을 살아가며 터럭손, 감산괴, 두억시니 같은 귀물들과 싸우는 이야기를 다룬 <불가살>도 우리의 고전에서 길어올린 K-오컬트의 계보를 잇는 작품이다. 이 작품을 흥미롭게 만든 건 600년 전 제거했던 귀물들이 계속 환생해 사람들을 해코지하는 괴물로 등장한다는 사실이다. 환생이라는 불교적 세계관으로 엮어져 있어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고 그래서 장르적으로도 사극과 현대극을 오가는 독특한 색깔이 가능해졌다.
물론 이들 작품은 그 색채가 오컬트 같은 공포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그보다는 판타지 액션에 가깝다. 하지만 이러한 한국적 색채를 가진 색다른 판타지 장르가 가능해진 건, 그 기반에 <전설의 고향>부터 계속 퍼올려졌던 우리 식의 초자연적 존재들에 대한 일련의 서사들의 기반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즉 K-오컬트는 이러한 진화와 확장에 문이 열려 있다. 그래서 엄밀한 의미의 오컬트에서 벗어나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마니아적 색채를 지워내고 대중적인 장르물의 색깔로 실제 대중적 성공을 거두는 사례가 생겨나고 있다. 최근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파묘>가 그 대표적 사례다. 무당과 풍수사, 장의사가 등장하고 이들이 귀신 같은 존재들과 싸우는 이야기는 전형적인 오컬트지만, 그 과정은 마치 어벤져스(이들은 실제 묘벤져스라 불리기도 했다)처럼 액션물 같은 대중적인 경쾌함으로 그려졌다.
<파묘> 포스터
(출처 : 쇼박스 https://showbox.co.kr, 파인타운 프로덕션)
(출처 : 쇼박스 https://showbox.co.kr, 파인타운 프로덕션)
이처럼 K-오컬트는 이제 본연의 오컬트라는 특정한 장르적 색깔 안에만 머물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 최근 티빙에서 방영된 <샤먼: 귀신전>은 이러한 새로운 시도가 다큐멘터리에서도 가능하다는 걸 보여준다. 실제 무속인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해 갖가지 귀신들 때문에 힘겨워하는 사례자들을 해결해주는 과정들을 담은 이 다큐멘터리는, 마치 <X파일>의 멀더와 스컬리처럼 유지태와 옥자연이 출연해, 사례자들을 찾아가 그 사연을 듣고 이를 무속인과 연결하는 스토리텔링을 구사했다. 문제를 해결해가는 극적 구성까지 들어가 있어, 다큐멘터리지만 드라마틱한 서사의 맛을 느낄 수 있었던 색다른 K-오컬트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또 <신들린 연애> 같은 프로그램은 무속인들의 연애 리얼리티를 그려냄으로써 사랑과 운명 사이에서 갈등하는 무속인들이어서 가능한 서사를 풀어냈다.
이처럼 K-오컬트는 K-콘텐츠들이 대부분 그러하듯이 새로운 영역에의 도전에 주저하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 범죄스릴러와 엮어져 사회적 메시지를 드러내기도 하고(<악귀>), 슈퍼히어로들처럼 해석된 액션 판타지로 나아가기도 하며(<구미호>), 보다 깊이 무속인들의 세계를 들여다보기도 한다(<샤먼: 귀신전>). 때로는 무속과 민속학의 서사가 좀비물로도 해석되기도 하고(킹덤), 디스토피아의 세계를 그리는 밑그림이 되기도 한다(<지옥>). 우리네 설화나 전설이 갖고 있는 고전 속 초자연적 존재들이 되살아나면서, 이들과 매개하는 무속인들 역시 콘텐츠 속으로 하나둘 들어오고 있다. 이제 겨우 열리고 있는 세계지만, 무한한 확장성을 가진 우리의 서사들이 깨어나고 있는 중이다.
이처럼 K-오컬트는 K-콘텐츠들이 대부분 그러하듯이 새로운 영역에의 도전에 주저하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 범죄스릴러와 엮어져 사회적 메시지를 드러내기도 하고(<악귀>), 슈퍼히어로들처럼 해석된 액션 판타지로 나아가기도 하며(<구미호>), 보다 깊이 무속인들의 세계를 들여다보기도 한다(<샤먼: 귀신전>). 때로는 무속과 민속학의 서사가 좀비물로도 해석되기도 하고(킹덤), 디스토피아의 세계를 그리는 밑그림이 되기도 한다(<지옥>). 우리네 설화나 전설이 갖고 있는 고전 속 초자연적 존재들이 되살아나면서, 이들과 매개하는 무속인들 역시 콘텐츠 속으로 하나둘 들어오고 있다. 이제 겨우 열리고 있는 세계지만, 무한한 확장성을 가진 우리의 서사들이 깨어나고 있는 중이다.
<킹덤> 포스터(좌)와 <지옥> 포스터(우)
(출처 : 넷플릭스 https://www.netflix.com)
(출처 : 넷플릭스 https://www.netflix.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