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8월 코스피와 코스닥은 –7.5%, -9.0% 급락했다. 8월 5일 코스피와 코스닥은 –8.8%, -11.3% 하락하며 하루만에 코스피 시가총액은 약 235조원이 증발했고, 코스닥은 역대 네 번째 11% 이상 낙폭을 기록했다. 1) 미국 대선 불확실성 및 경기침체 우려, 2)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3) AI 거품론 확산 때문이다. 무차별한 급락으로 합산 시가총액 기준 엔터 4사는 –13%, 미디어(콘텐츠 제작사) 9사는 –12% 곤두박칠쳤다. 유일한 투자대안으로 소개했던 CJ ENM만 –8% 하락에 그칠 정도였다.
특히 엔터업종은 기업별로 센티멘털을 악화시키는 요소들이 존재한다. 1) 하이브는 여전히 진행 중인 어도어 민희진 대표와의 갈등, 2) 에스엠은 카카오의 사법리스크, 3) JYP Ent.는 신인 IP 부재, 4) 와이지엔터는 대형 IP 부재로 인한 실적 악화, 신인 IP 개발 부진이 우려된다. 8월 초에 몰려 있던 2Q24 실적도 아티스트들의 왕성한 활동에도 불구하고 고전했다. 본업보다는 신사업 때문이다. 하이브는, 게임/테크 기반 미래사업 초기비용으로 수익성이 –4%p나 하락했고, 에스엠은 본업 외 자회사들의 합산 손실이 컸으며 와이지엔터는 블랙핑크의 부재 및 신인 IP 투자비로 –110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그래도 기업별 현황 및 전망은 꽤나 긍정적이다. 1) 하이브는 BTS 멤버들의 순차적인 군제대가 시작됐고, 위버스 플랫폼은 MAU 천만명을 다시 돌파했다. 2) 에스엠은 에스파가 중국 상해에서 팬사인회를 진행했고, 신성장 IP인 라이즈는 일본에 정식 데뷔했으며 4Q24 데뷔가 예상되는 영국 보이그룹 디어 앨리스를 공개했다. 디어 앨리스는 8월 BBC 방송을 통해 데뷔 다큐멘터리가 방영될 계획이다. 3) JYP Ent.는 스트레이키즈의 전원 재계약을 발표하며 대형 IP를 지켜냈고, 4) 와이지엔터는 블랙핑크의 완전체 컴백 및 월드투어, 2NE1의 재결합 월드투어 등이 담긴 2025년 계획을 깜짝 발표했다. 시장도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엔터업종 투자는 더욱 헷갈리기만 한데, 그래도 투자심리는 최악을 지나고 있다. 펀더멘털 대비 과매도로 인해 밸류에이션이 매우 싸졌고, 2025년 전망에 필요한 기업별 계획 및 펀더멘털 현황이 꽤나 고무적이기 때문이다.
매 호에서 언급하듯, 현재 미디어 업종은 펀더멘털이 건강하지 못하다. 경기 둔화 ⇒ 광고비 축소 ⇒ 방송사 실적 감소 ⇒ 높아지는 제작비에 반해 콘텐츠 제작편수 축소 및 투자비 감소로 이어지는 산업 흐름 때문이다. 올림픽 효과로 광고 반등을 기대했으나, 강도가 세지 못했고, 최근에는 AI 투자 확대로 향후 대기업들의 광고/마케팅 비용이 감소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업황과 무관하게 신사업 턴어라운드 모멘텀을 지닌 CJ ENM만 유일한 투자 대안이 되는데... 미디어는 올해 말 가장 강력하게 센티멘털을 개선시켜 줄 모멘텀이 존재한다. 바로 <오징어 게임> 2 방영이다. 다시금 K-Contents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면, 현재 주가는 너무나도 매력적이다.
미국은 올해 11월 5일 60번째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데,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후보에서 사퇴하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새로운 강력 후보로 떠오르며 불확실성을 키웠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한번 정권을 잡을 시에는 한국 주력 산업 중 하나인 반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그간 바이든 행정부는 칩스법 등과 같이 반도체 산업을 지원해주는 정책을 펼쳤던 반면, 보호무역주의인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유지해줄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종이 크게 급락한 이유다.
이 연장선에서 AI 거품론까지 확산됐다. 그간 반도체 업황 회복을 이끌었던 핵심 요인(Key Driver)은 AI였는데, 막상 비용(투자)만 너무 많이 투입되는 반면, 수익성은 여전히 모호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돈은 언제 벌까? 벌 수는 있나?”하는 의구심이 피어나, AI 관련주들의 멀티플(시장이 평가하는 밸류에이션)이 한풀 꺾였다는 의미다. 이는 한국 반도체 업종 주가에 당연히 큰 충격을 줬다.
일본 영향도 컸다. 지난 7월 31일 일본 중앙은행은 장기간 유지해 온 기준금리를 연 0~0.1% ➔ 0.25%로 상향 조정했다. 지금까지는 금리가 너무 낮았기 때문에 엔화를 싸게 빌려 고수익을 낼 수 있는 자산에 투자하는 거래가 많았는데, 급격한 금리인상 탓에 투자자들이 수익을 거두고 있기(매도) 때문이다. 이를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라 말하는데, 이 중 일부의 자금 역시 테크 기업들에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이 높아 미국 테크 기업들의 매도 심리를 높였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실업률 증가 ⇒ 가계소비 위축 ⇒ 기업 실적 감소 ⇒ 고용 축소 ⇒ 소비 둔화 ➔ 결국 미국발 경기침체(Recession)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공포가 확산된 셈이다. 그 가운데 미국 수출 및 반도체 비중이 높은 한국, 일본, 대만 중심의 지수 낙폭이 더욱 두드러졌다. 게다가 투자자별 동향을 보면, 한국에는 외국인이 크게 들어와 있다보니, 반대로 빠져나갈 여력이 많고, 연초부터 정부의 밸류업(저평가된 주식들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것) 프로그램 덕에 대형주의 수익률이 좋았던 터라 더욱 매도의 구미를 당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증시가 다시 상승 고개를 들고 있다. 경제지표 중 또 다른 중요한 지표는 PMI(미국 서비스업 구매관리지수=기업의 신규 주문 및 생산, 고용 등을 조사해 산출하는 지표)인데, 이 지표가 7월 51.4로 발표됐다. 전월대비 2.6포인트가 상승한 수치다. 보통 50이 넘으면 경제 활성화, 미만이면 경제 위축으로 보기 때문에 51.4는 양호한 수치다. 미국 언론에서 실업률 발표 이후 이 사태를 미국 경기침체(Recession)보다는 미국 경기둔화(Slowdown)으로 표현하고 있는 이유다. 어찌보면, 8월 5일 시장이 고용지표 하나만으로 매우 과도한 패닉셀링(Panic Selling, 공황매도) 현상을 보였을 가능성이 높다.
투자심리 영역 외 기업의 펀더멘털 상황은 그리 나쁘지 않다. 1) 하이브는 여전히 실적에 큰 기여를 하고 있는 BTS 멤버들의 순차적인 군제대가 시작됐고, 슈퍼 IP들의 입점으로 위버스는 6월 MAU 천만명을 넘어섰으며 BTS 지민 솔로 앨범은 케이팝 차트 중 유일하게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 TOP 10에 진입, 그 외 다양한 글로벌 음악 차트를 점령했다. 또한 하이브는 지난 8월 1일 주주서한을 통해 ‘하이브 2.0’을 공개했다. 기존 경영 전략인 ‘레이블-솔루션-플랫픔’ ⇒ ‘음악-플랫폼-테크 기반 미래 성장 사업’으로 재정비했다. 음악은 미국, 일본, 라틴 등 로컬 사업을 확장하고, 플랫폼은 4Q24 위버스 수익모델 도입, 크리에이터 플랫폼인 ‘디어스’를 론칭했다. 테크 기반 미래 성장 사업은 하이브 IM, 슈퍼톤, 바이너리코리아 등 자회사에서 추진 중인 신사업을 의미한다.
에스엠은 올해 2월 데뷔한 NCT Wish의 신규 앨범 판매량이 호조세를 보였고, 에스파는 중국 상해에서 팬사인회를 개최했으며 신성장 IP인 라이즈는 일본에 정식 데뷔했다. 4Q24 본격 데뷔가 예상되는 영국 보이그룹 디어 앨리스를 공개하기도 했고, 8월 BBC를 통해 데뷔 다큐멘터리가 방영될 예정이다. 3) JYP Ent.는 스트레이키즈의 전원 재계약을 성사시켜 대표 IP를 지켜냈고, JYP가 기획한 일본 걸그룹인 니쥬가 일본 컴백 후 오리콘 1위를 장식했다. 4) 와이지엔터는 지난 7월 22일 양현석 총괄 PD가 직접 깜짝 2025년 경영계획을 발표했다. 블랙핑크의 완전체 컴백 및 월드투어, 2NE1의 재결합 월드투어, 트레저와 정식 데뷔한지 125일밖에 되지 않은 베이비몬스터의 월드투어, 위너 멤버들의 군제대 등이 포함됐다.
하이브는 르세라핌을 제외한 전체 소속 아티스트들의 활동이 맞물리며 2Q24 매출액은 6,405억원으로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509억원으로 기대치 683억원을 대폭 하회했다. 신사업인 게임 사업부에 퍼블리싱 및 마케팅 비용이 2Q24 전액 인식됐고, 슈퍼톤 등 자회사에도 비용이 크게 반영됐기 때문이다. 게임, 테크 기반 미래사업 초기비용으로 인해 영업이익률은 7.9%로 평균 대비 약 –4%p나 악화됐다. 앞서 다뤘던 ‘하이브 2.0’ 전략에서 공개했던 신사업의 막대한 투자가 견고한 본업 실적을 아직은 갉아먹고 있다는 얘기다.
제작수입, 국내외 판권수익, 협찬수익을 주로 벌어들이는 제작사들과 달리 TV 광고수익이 가장 중요한 SBS는 –13% 하락했다. 파리 올림픽이라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로 TV 광고가 조금이나마 개선될 수 있지 않을까 했지만, 올림픽 개막 이후 시청률 및 올림픽에 대한 관심이 매우 낮아 업황 회복 기대감을 낮췄다. 다행히 올림픽 성적은 목표 대비 크게 상회했고, 양궁, 펜싱 등의 선전으로 TV 광고수익은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그러나, 대기업들의 AI 투자가 점차 확대되며 장기적으로는 광고/마케팅 비용을 축소할 개연성이 높아 TV광고 전망은 아직도 어두운 편이다.
콘텐트리중앙의 2Q24 실적은 매출액 2,268억원, 손익은 –65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별도 방송 사업부로만 보면 65억원 흑자이지만, 인수한 미국 제작사인 Wiip 등 연결 대상 콘텐츠 자회사에서만 –118억원에 가까운 손실을 기록했다.
그러나 라이브시티 사업의 자본잠식은 연결로 이미 반영돼있는 상태에서 7월 둘째주에는 CJ ENM이 소유한 넷마블 지분 4.99% 매각 발표 ⇒ 약 2,500억원의 자금확보로 라이브시티의 손해 금액을 충분히 방어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본격적인 비핵심자산 유동화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으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킨 셈이다. 이 기간 주가는 +11% 회복했다.
CJ ENM은 강력한 실적 턴어라운드 모멘텀을 지닌 유일한 미디어 종목인데, 업황과 동행하는 광고수익 개선보다는 지난 2년간 적자가 컸던 신사업들의 흑자전환에 기인한다. 이는 2Q24 실적에서도 확인됐는데, 매출액 11,647억원, 영업이익 353억원, 순이익도 지분법대상회사들의 손익 개선으로 1Q22 이후 처음으로 흑자전환했다. 작년만 해도 분기 500억원 손실에 육박했던 티빙과 피프스시즌(美 제작사)의 2Q24 손실은 각각 117억, 202억원으로 대폭 축소됐다. 티빙은 KBO 인기, 3월 도입한 광고 요금제, 가격인상 효과가 크다.
하반기에는 이러한 턴어라운드 효과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1) 미디어 사업부에서는 상반기 대비 나아질 광고업황, 티빙의 흑자전환, 2) 음악 사업부에서는 제로베이스원의 신보 앨범 및 이미 매진 행보를 보이고 있는 월드투어, 테디가 직접 프로듀싱한 걸그룹 IZNA(이즈나)데뷔, 3) 영화/드라마 사업부에서는 피프스시즌의 딜리버 작품수 확대를 통한 손익 개선, <베테랑2> 개봉, 4) 커머스 사업부에서는 라이브커머스 고성장 효과가 겸비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무차별한 타격으로 엔터업종은 하이브 –15%, 에스엠 -15%, 와이지엔터 –12%, JYP Ent. -1% 하락했고, 미디어업종은 CJ ENM –8%, 스튜디오드래곤 –14%, 콘텐트리중앙 –19%, SBS –13% 급락했으며 중소형 제작사들의 합산 시가총액은 –19% 증발했다.
당장 7~8월에 있었던 2Q24 실적도 고전했다. 본업보다는 신사업 때문이다. 하이브는 게임, 테크 기반 미래사업 초기비용으로 인해 영업이익률은 평균 대비 약 –4%p 악화된 7.9%를 기록했다. 에스엠도 본업(별도) 이익은 양호했지만, 일본/드림메이커/북미/퍼블리싱 등 자회사들의 단순 합산 적자가 50억원이나 된다. 와이지엔터는 블랙핑크가 부재한 상황에서 베이비몬스터의 초기 투자 비용으로 100억원 넘는 손실로 적자전환했다.
그래도 기업별 현황 및 계획은 고무적이다. 1) 하이브는 BTS 멤버들의 순차적인 군제대가 시작됐고, 위버스 플랫폼은 MAU 천만명을 넘어섰다. 2) 에스엠은 에스파가 중국 상해에서 팬사인회를 개최했고, 성장 IP인 라이즈는 일본에 정식 데뷔했으며 4Q24 본격 데뷔가 예상되는 영국 보이그룹 디어 앨리스를 공개(8월 BBC 통해 다큐멘터리 방영)했다. 3) JYP Ent.는 스트레이키즈의 전원 재계약을 성사시켜 대표 IP를 지켜냈고, 4) 와이지엔터는 2025년 블랙핑크의 완전체 컴백 및 월드투어, 2NE1의 재결합 월드투어 등을 공식화했다.
미디어 업종은 여전히 부진하다. 매 호에서 언급했듯 경기 둔화 ⇒ 광고비 축소 ⇒ 방송사 실적 감소 ⇒ 높아지는 제작비에 반해 콘텐츠 제작편수 축소 및 투자비 감소로 이어지는 산업 흐름 때문이다. 파리올림픽 개최로 광고 반등을 기대했으나, 대세 반전은 뚜렷하지 않았고, 대기업들의 AI 투자로 앞으로도 광고/마케팅 집행을 보수적으로 할 개연성마저 높아졌다. 업황과 무관하게 신사업 턴어라운드 모멘텀을 지닌 CJ ENM만 선방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