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혹은 대외적으로도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의 ‘게임체인저’였다는 평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러한 성과의 바탕으로 ‘한국만의 우수한 서사성’이 단골처럼 언급되곤 한다. 연장선에서 생산단가 대비 높은 수익성을 근거로 서사성 콘텐츠를 고부가산업으로 분류해 신성장동력으로 삼으려는 움직임들이 있다. 그러나 상황을 좀 더 냉정히 볼 필요가 있다. 기회는 준비된 자의 것이며, 넷플릭스 역시 콘텐츠의 우수성을 확보하자며 순진하게 한국에 투자를 감행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작품성’만으로는 이길 수 없는 게임
<오징어 게임>(2021~, 황동혁)은 넷플릭스 전략의 성공을 증명하는 신화적 상징이 되었다. 국내의 많은 시청자와 산업 관계자는 <오징어 게임>이 콘텐츠의 내적 우수성으로 인해 넷플릭스의 성장을 견인했다고 믿고 있다. 이는 어느 정도 사실이지만, 반대로 어느 정도는 사실이 아니다. 한국이 넷플릭스의 유통망을 타고 시청시간이라는 지표를 통해 콘텐츠 시장에서 막강한 창작력을 꾸준히 보여주고 있는 것은 맞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창작의 영역이지, 콘텐츠의 최종소비자에게 마수걸이하는 일은 전혀 다르다. 더불어 넷플릭스는 콘텐츠 시장에서 이미 다양성을 확보하고 있다. 다시 말해, 한국에서 콘텐츠를 제작하지 않더라도 대체할 수 있는 시장을 이미 어느 정도 확보했다. 그리고 이는 2024년에 확실히 증명되었다.
2024년 넷플릭스가 제작한 K-오리지널 콘텐츠 중 주력 콘텐츠로 내걸 수 있는 작품은 2편으로 추려볼 수 있다. 영화부문에서는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어 화제를 모았던 <전,란>(2024, 김상만)이 있었고, 시리즈에서는 공개 하루 만에 비영어 콘텐츠 글로벌 순위 1위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었던 <지옥>(2021~, 연상호)의 시즌2가 있었다. 그러나 두 콘텐츠 모두 동기간 경쟁작이었던 동남아 지역 콘텐츠들에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글로벌 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FlixPatrol)을 기준으로 <전,란>의 경우에는 인도네시아 고어 액션물 <섀도우의 13(The Shadow Strays)>(2024, 티모 차얀토)보다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시리즈에서도 다른 지역 콘텐츠에 밀리는 모습이었다. <지옥> 시즌2는 태국의 공포물 <집에 오지 마(Don’t Come Home)>(2024,타나눗 이브라힘)보다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2024년 넷플릭스가 제작한 K-오리지널 콘텐츠 중 주력 콘텐츠로 내걸 수 있는 작품은 2편으로 추려볼 수 있다. 영화부문에서는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어 화제를 모았던 <전,란>(2024, 김상만)이 있었고, 시리즈에서는 공개 하루 만에 비영어 콘텐츠 글로벌 순위 1위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었던 <지옥>(2021~, 연상호)의 시즌2가 있었다. 그러나 두 콘텐츠 모두 동기간 경쟁작이었던 동남아 지역 콘텐츠들에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글로벌 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FlixPatrol)을 기준으로 <전,란>의 경우에는 인도네시아 고어 액션물 <섀도우의 13(The Shadow Strays)>(2024, 티모 차얀토)보다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시리즈에서도 다른 지역 콘텐츠에 밀리는 모습이었다. <지옥> 시즌2는 태국의 공포물 <집에 오지 마(Don’t Come Home)>(2024,타나눗 이브라힘)보다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전, 란>

<섀도우의 13>

<지옥> 시즌2

<집에 오지마>
<전, 란>, <섀도우의 13>, <지옥> 시즌2, <집에 오지마>의 선호도. 색이 진할수록 높은 순위를 나타낸다.
(출처: 플릭스패트롤)
(출처: 플릭스패트롤)
넷플릭스 인도 제외 아시아태평양 지역 콘텐츠를 총괄하는 김민영 VP 역시 2024년 6월 자카르타 호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콘텐츠 쇼케이스에서 동남아시아 콘텐츠 생산에 집중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는 쇼케이스에서 발언한 것으로 다분히 정치적인 의도가 있겠으나, 한국을 넷플릭스 확장 전략의 독점적 창구로 두지 않겠다는 의지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더불어 2024년 하반기에 K-콘텐츠가 넷플릭스에서 보여준 실망스러운 성과는 정부와 창작자들이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는 K-오리지널 콘텐츠의 흥행성이 생각보다 훨씬 더 연약한 지반 위에 서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 최소한 대중을 상대로 한 시장에서 한국이 가진 서사적 자원의 매력은 결코 초격차적인 것이 아니다. 따라서 넷플릭스와의 협상에 있어 작품성과 같은 정성적 요소는 단단한 협상력을 갖추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의 수직계열화, 로컬라이징
넷플릭스가 콘텐츠 거래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이유로는 DVD 대여 사업부터 이어졌던 오랜 업력의 영업 활동과, 이를 통해 축적한 막강한 자본력이 있다. 더욱이 넷플릭스는 자본력을 활용하는 데 소홀하지 않았으며, 구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사업적 포트폴리오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데 오랜 시간 힘써왔다. 이를 바탕으로 넷플릭스는 사업적 탄력성을 확보해왔으며, 이는 협상에 있어 넷플릭스의 강력한 무기로 활용돼왔다. 넷플릭스를 상대로 협력한다는 것은 불리한 패를 들고 협상에 나서는 것과 같다. 제작자들 역시 이 사실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넷플릭스의 제안을 뿌리치지 못하는 이유는 영상콘텐츠 사업의 특성상 초기 자본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영상콘텐츠 사업의 근간이 되는 것은 콘텐츠의 기획안이다. 다만, 콘텐츠 기획은 그 생산량이 수요보다 압도적으로 많고 필터링이 어려워 사업화에 있어 강한 불확실성을 가져온다. 이러한 영상콘텐츠 사업의 강한 불확실성은 선택에 따른 기회비용을 산술급수가 아닌 기하급수적으로 늘린다. 그렇다고 세간의 기대와 달리 높은 위험을 바탕으로 많은 수익을 만드는 ‘고위험-고수익(High Risk – High Return)’의 수익 구조를 가졌다고 보는 것 또한 어렵다. 영상콘텐츠를 만드는 과정은 대규모 인력과 협력이 필요해 생산 과정이 복잡하다. 더불어 생산품을 최종소비자까지 유통하는 과정 또한 복잡하여 유통비용까지 비싸다. 게다가 상품 특성상 규모의 경제를 일으켜야 하므로 최종소비자가격은 가능한 한 낮아야 한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영상콘텐츠 사업의 전략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넷플릭스의 수직계열화는 바로 이러한 배경에서 출발한다.
넷플릭스는 로컬라이징(현지화)을 수직계열화의 명분으로 삼았다. 그러나 여기서 분명히 할 점은 독점 구축 자체가 넷플릭스가 폭리를 취하기 위한 전략이었다기 보다는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비교적 상식적인 차원의 전략이었다는 것이다. 더불어 로컬라이징 전략은 넷플릭스가 콘텐츠 제작업에 참여하고자 펼친 전략은 아니다. 넷플릭스는 콘텐츠를 유통하는 유통 사업자로서, 복잡한 콘텐츠 유통과정과 구매 과정을 간소화하고 싶었던 열망이 컸기 때문에 로컬라이징 전략을 전개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러한 수직계열화는 구조를 완성하기까지 높은 투자비용을 요구한다. 따라서 정상적인 사업을 구축하는 것을 가정한다면, 넷플릭스처럼 영상콘텐츠 사업에 진입하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가장 까다로운 부분도 이 부분이다. 자본과 유통구조 측면에서 넷플릭스를 상대할 만한 경쟁사는 많지 않다. 더욱이 넷플릭스는 글로벌과 로컬라이징을 결합한 ‘글로컬 전략’을 통해 안정적인 구매처와 유동성을 확보해 견고한 협상력을 구축, 자사에 유리한 계약을 진행해왔다. 이는 로컬 시장의 상황보다 높은 금액의 투자를 약속하고, 콘텐츠의 바탕이 되는 IP 혹은 프로젝트의 지분을 확보하는 계약이다. 이 계약의 핵심은 사업의 우선권을 확보하여 사업 경험을 축적할 기회를 넷플릭스가 사유화한다는 데 있다. 때문에 <오징어 게임>이 기록적인 성과를 거둔 과정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한국이 단독적으로 거둔 성과라고 주장하기는 어렵게 된다.
영상콘텐츠 사업의 근간이 되는 것은 콘텐츠의 기획안이다. 다만, 콘텐츠 기획은 그 생산량이 수요보다 압도적으로 많고 필터링이 어려워 사업화에 있어 강한 불확실성을 가져온다. 이러한 영상콘텐츠 사업의 강한 불확실성은 선택에 따른 기회비용을 산술급수가 아닌 기하급수적으로 늘린다. 그렇다고 세간의 기대와 달리 높은 위험을 바탕으로 많은 수익을 만드는 ‘고위험-고수익(High Risk – High Return)’의 수익 구조를 가졌다고 보는 것 또한 어렵다. 영상콘텐츠를 만드는 과정은 대규모 인력과 협력이 필요해 생산 과정이 복잡하다. 더불어 생산품을 최종소비자까지 유통하는 과정 또한 복잡하여 유통비용까지 비싸다. 게다가 상품 특성상 규모의 경제를 일으켜야 하므로 최종소비자가격은 가능한 한 낮아야 한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영상콘텐츠 사업의 전략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넷플릭스의 수직계열화는 바로 이러한 배경에서 출발한다.
넷플릭스는 로컬라이징(현지화)을 수직계열화의 명분으로 삼았다. 그러나 여기서 분명히 할 점은 독점 구축 자체가 넷플릭스가 폭리를 취하기 위한 전략이었다기 보다는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비교적 상식적인 차원의 전략이었다는 것이다. 더불어 로컬라이징 전략은 넷플릭스가 콘텐츠 제작업에 참여하고자 펼친 전략은 아니다. 넷플릭스는 콘텐츠를 유통하는 유통 사업자로서, 복잡한 콘텐츠 유통과정과 구매 과정을 간소화하고 싶었던 열망이 컸기 때문에 로컬라이징 전략을 전개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러한 수직계열화는 구조를 완성하기까지 높은 투자비용을 요구한다. 따라서 정상적인 사업을 구축하는 것을 가정한다면, 넷플릭스처럼 영상콘텐츠 사업에 진입하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가장 까다로운 부분도 이 부분이다. 자본과 유통구조 측면에서 넷플릭스를 상대할 만한 경쟁사는 많지 않다. 더욱이 넷플릭스는 글로벌과 로컬라이징을 결합한 ‘글로컬 전략’을 통해 안정적인 구매처와 유동성을 확보해 견고한 협상력을 구축, 자사에 유리한 계약을 진행해왔다. 이는 로컬 시장의 상황보다 높은 금액의 투자를 약속하고, 콘텐츠의 바탕이 되는 IP 혹은 프로젝트의 지분을 확보하는 계약이다. 이 계약의 핵심은 사업의 우선권을 확보하여 사업 경험을 축적할 기회를 넷플릭스가 사유화한다는 데 있다. 때문에 <오징어 게임>이 기록적인 성과를 거둔 과정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한국이 단독적으로 거둔 성과라고 주장하기는 어렵게 된다.
넷플릭스는 무엇을 받고, 무엇을 주었는가?
넷플릭스가 전개하는 로컬라이징에 있어 가장 핵심이 되는 IP 확보는 당사자들 간의 계약으로 이루어진다. 계약의 전후 맥락이 어떻게 되는지는 영업기밀조항 등에 의해 그 내용을 확인하기 어렵다. 따라서 특정한 조항이 가역적인 상황을 만들어주지 않는 이상, 계약이 성사된 이후의 추가적인 보상을 확보하는 등의 후속 조치 또한 어렵다. 넷플릭스 역시 이러한 계약의 비가역성을 로컬라이징 전략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는 다분히 넷플릭스에게 유리한 상황으로, 넷플릭스의 전략을 비판하는 목소리는 넷플릭스가 본격적인 확장을 시작한 코로나19 펜데믹 이전부터 있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캐나다의 공영 방송사인 ‘캐나다 방송 공사(Canadian Broadcasting Corporation)’의 16대 회장 캐서린 테이트(Catherine Tait)의 지적을 생각해볼 수 있다. 2019년 1월 ‘캐나다 미디어 프로듀서 협회(Canadian Media Producers Association)’가 매년 캐나다의 수도 오타와에서 주최하는 ‘프라임 타임 컨퍼런스(Prime Time conference)’에서 캐서린 테이트는 넷플릭스 정책 담당자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테이트는 이 자리에서 넷플릭스를 ‘제국주의’라고 비판하며, 넷플릭스의 제작을 규제하지 않는다면 캐나다 미디어 산업에 심각한 손해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Etan Vlessing,2019). 세간에서 들려오는 ‘K-콘텐츠의 넷플릭스 종속화’는 일찍이 예견되었던 셈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넷플릭스와 거래하는가? 넷플릭스가 가진 유통망을 통해 브랜드 효과를 일으킬 수 있고, 이것이 우리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일례로 <킹덤>(2019~2020, 김성훈)을 제작한 에이스토리의 경우, <킹덤>과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넷플릭스발 글로벌 흥행으로 코스닥에 상장할 수 있었다. 에이스토리의 상장 당시 기업 순익은 23억 원에 그쳤으나, 넷플릭스발 글로벌 흥행을 근거로 업계의 평균 PER(주가수익비율)을 적용, 기업가치 1,000억 원 이상의 기업으로 주장하여 코스닥 상장에 성공할 수 있었다(김건우, 2019.6.21.). 즉, 넷플릭스는 IP 혹은 지분을 댓가로 제작사의 투자 위험을 줄여주는 대신, 콘텐츠가 흥행하면 높은 브랜드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유혹하는 셈이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캐나다의 공영 방송사인 ‘캐나다 방송 공사(Canadian Broadcasting Corporation)’의 16대 회장 캐서린 테이트(Catherine Tait)의 지적을 생각해볼 수 있다. 2019년 1월 ‘캐나다 미디어 프로듀서 협회(Canadian Media Producers Association)’가 매년 캐나다의 수도 오타와에서 주최하는 ‘프라임 타임 컨퍼런스(Prime Time conference)’에서 캐서린 테이트는 넷플릭스 정책 담당자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테이트는 이 자리에서 넷플릭스를 ‘제국주의’라고 비판하며, 넷플릭스의 제작을 규제하지 않는다면 캐나다 미디어 산업에 심각한 손해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Etan Vlessing,2019). 세간에서 들려오는 ‘K-콘텐츠의 넷플릭스 종속화’는 일찍이 예견되었던 셈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넷플릭스와 거래하는가? 넷플릭스가 가진 유통망을 통해 브랜드 효과를 일으킬 수 있고, 이것이 우리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일례로 <킹덤>(2019~2020, 김성훈)을 제작한 에이스토리의 경우, <킹덤>과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넷플릭스발 글로벌 흥행으로 코스닥에 상장할 수 있었다. 에이스토리의 상장 당시 기업 순익은 23억 원에 그쳤으나, 넷플릭스발 글로벌 흥행을 근거로 업계의 평균 PER(주가수익비율)을 적용, 기업가치 1,000억 원 이상의 기업으로 주장하여 코스닥 상장에 성공할 수 있었다(김건우, 2019.6.21.). 즉, 넷플릭스는 IP 혹은 지분을 댓가로 제작사의 투자 위험을 줄여주는 대신, 콘텐츠가 흥행하면 높은 브랜드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유혹하는 셈이다.


에이스토리의 <킹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출처: 넷플릭스, ENA)
(출처: 넷플릭스, ENA)
에이스토리의 사례에 비춰볼 때,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은 넷플릭스 흥행을 통해 브랜드 효과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로 전환될 수 있다. 나아가 그 브랜드 효과를 바탕으로 넷플릭스로부터 제작사가 유리한 계약 사례를 만들어 우수 사례로 활용해야 한다. 가령, 이미 성과를 거두었던 넷플릭스 흥행을 바탕으로 제작사 자체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 또 다른 콘텐츠들을 디즈니+ 등 다국적 OTT와 라이센스 계약을 맺는 전략을 생각해볼 수 있다. 단, 이 경우 OTT 플랫폼 입장에서는 콘텐츠 구매에 대한 위험도가 높아지므로 검증된 제작사와 계약하기를 원할 것이고, 제작 시장의 양극화를 피하기 힘들 것이다.
2022년 8월 국회는 국가 차원에서 넷플릭스 등 OTT와 계약하는 제작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유정주 의원을 대표로 발의된 「저작권법 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17131번)은 유럽의회의 저작권 및 저작권인접권 「디지털단일시장의 저작권 및 저작인접권에 관한 지침」이 개정된 것을 참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 법안이 처리되어 현장에서 활용되고 제작자의 여건을 개선 시킬 가능성은 극히 적어 보인다. 게다가 유럽과 한국의 법률 환경은 동일하지 않기 때문에 발의안의 법률적 적절성과 그 근거 역시 탄탄하다고 보기 어렵다.
2022년 8월 국회는 국가 차원에서 넷플릭스 등 OTT와 계약하는 제작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유정주 의원을 대표로 발의된 「저작권법 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17131번)은 유럽의회의 저작권 및 저작권인접권 「디지털단일시장의 저작권 및 저작인접권에 관한 지침」이 개정된 것을 참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 법안이 처리되어 현장에서 활용되고 제작자의 여건을 개선 시킬 가능성은 극히 적어 보인다. 게다가 유럽과 한국의 법률 환경은 동일하지 않기 때문에 발의안의 법률적 적절성과 그 근거 역시 탄탄하다고 보기 어렵다.
입법 시도 이후, 그리고 이미 누적된 K-콘텐츠의 문제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계간 저작권≫ 143호를 통해 ‘저작권법 개정안은 영상저작자의 이익 증진에만 집중한 나머지 계약자유의 침해, 투자 감소 등 제도 변화 시 필수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항목들이 충분히 검토되지 않아 향후 제도 시행 시 부작용 발생에 대한 우려가 있다’(손보영, 2023)는 주장을 개재한 바 있다. 박성호 한양대 교수 역시 발의에 참조가 되었던 저작권 개정안과 한국에서 발의된 개정안을 비교하여 저작권 개정안이 부적절할 수 있다며 “추가보상을 인정하게 된 근본 취지를 잘 헤아려서 제대로 된 개정안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주장(박성호, 2023.3.2.)했다.
추가 보상과 관련되어 언급되고 있는 ‘추가 보상 청구권’ 역시 창작자에게 매력적인 개념으로 보일 수 있지만, 위험한 함정을 내포하고 있다. <지금 우리 학교는>을 제작한 필름몬스터의 현승주 PD는 “창작자와 제작사 입장에선 저작권을 보호받을 수 있고 일정 수익을 돌려받을 수 있어 긍정적”이나 “OTT 플랫폼과 방송국이 창작자나 제작사에게 수익을 쉐어해야 되는 입장이 될 것이니, 점점 더 흥행성 높고 검증된 창작자의 작품만 투자를 진행하는 양극화가 심해질 것 같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는 창작자가 지금보다 더욱 심각한 각자도생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회 및 입법 관련자가 갈피를 잡지 못하는 사이, 넷플릭스도 입법 시도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넷플릭스는 SBS와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을 맺었다. 넷플릭스는 보도자료를 통해 “넷플릭스는 (SBS의) 작품들에 대한 다양한 언어의 자막, 더빙 제작은 물론 현지 홍보 및 마케팅 활동을 펼쳐 K-콘텐츠 경쟁력 제고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넷플릭스가 창작자와 직접 계약이 아닌, 방송국 및 스튜디오와 협력을 늘려나가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해 현승주 PD는 “협력이라기보단, 방송국이 메인투자사 역할을 진행하고, 이후에 (독점 투자 및 방영을 선호하는) 넷플릭스에 방영권만 판매한 결과로 보는 것이 정확할 것 같다”는 의견을 더했다. 더불어 이는 넷플릭스가 앞서 언급했던 브랜드 효과의 활용 가능성을 통제하려고 선조치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콘텐츠 산업 관계자들과 창작자들의 노력을 바탕으로 한 K-콘텐츠의 성과는 정권을 따지지 않고 해당 정부의 성과로 홍보되어왔다. 그러나 K-콘텐츠의 내부적 문제는 해결되지 못한 채 누적돼왔다. 이는 K-콘텐츠가 ‘규모의 경제’를 다루는 데 익숙한 외부 투자자의 손쉬운 먹잇감이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내실을 다지기 위한 국회 및 입법 관련자들의 노력도 방향을 수정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다가올 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해 낙수효과를 겨냥한 입법을 추진할 것인지, 낙수효과를 겨냥해야 한다면 제작자와 방송국의 관계를 어떻게 유도할 것인지 등 내부적 문제 해결을 고민할 수도 있다. 혹은 OTT 효과에 가려진 방송국과 영화관이라는 콘텐츠 유통처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 고민해야 할 수도 있다. 발의된 법안을 바탕으로 감히 추측하건대, 제도를 마련하기 위한 여건이 척박한 것은 분명하다. 여건이 척박하다는 것은 제도마련에 부지런해야 한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추가 보상과 관련되어 언급되고 있는 ‘추가 보상 청구권’ 역시 창작자에게 매력적인 개념으로 보일 수 있지만, 위험한 함정을 내포하고 있다. <지금 우리 학교는>을 제작한 필름몬스터의 현승주 PD는 “창작자와 제작사 입장에선 저작권을 보호받을 수 있고 일정 수익을 돌려받을 수 있어 긍정적”이나 “OTT 플랫폼과 방송국이 창작자나 제작사에게 수익을 쉐어해야 되는 입장이 될 것이니, 점점 더 흥행성 높고 검증된 창작자의 작품만 투자를 진행하는 양극화가 심해질 것 같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는 창작자가 지금보다 더욱 심각한 각자도생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회 및 입법 관련자가 갈피를 잡지 못하는 사이, 넷플릭스도 입법 시도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넷플릭스는 SBS와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을 맺었다. 넷플릭스는 보도자료를 통해 “넷플릭스는 (SBS의) 작품들에 대한 다양한 언어의 자막, 더빙 제작은 물론 현지 홍보 및 마케팅 활동을 펼쳐 K-콘텐츠 경쟁력 제고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넷플릭스가 창작자와 직접 계약이 아닌, 방송국 및 스튜디오와 협력을 늘려나가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해 현승주 PD는 “협력이라기보단, 방송국이 메인투자사 역할을 진행하고, 이후에 (독점 투자 및 방영을 선호하는) 넷플릭스에 방영권만 판매한 결과로 보는 것이 정확할 것 같다”는 의견을 더했다. 더불어 이는 넷플릭스가 앞서 언급했던 브랜드 효과의 활용 가능성을 통제하려고 선조치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콘텐츠 산업 관계자들과 창작자들의 노력을 바탕으로 한 K-콘텐츠의 성과는 정권을 따지지 않고 해당 정부의 성과로 홍보되어왔다. 그러나 K-콘텐츠의 내부적 문제는 해결되지 못한 채 누적돼왔다. 이는 K-콘텐츠가 ‘규모의 경제’를 다루는 데 익숙한 외부 투자자의 손쉬운 먹잇감이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내실을 다지기 위한 국회 및 입법 관련자들의 노력도 방향을 수정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다가올 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해 낙수효과를 겨냥한 입법을 추진할 것인지, 낙수효과를 겨냥해야 한다면 제작자와 방송국의 관계를 어떻게 유도할 것인지 등 내부적 문제 해결을 고민할 수도 있다. 혹은 OTT 효과에 가려진 방송국과 영화관이라는 콘텐츠 유통처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 고민해야 할 수도 있다. 발의된 법안을 바탕으로 감히 추측하건대, 제도를 마련하기 위한 여건이 척박한 것은 분명하다. 여건이 척박하다는 것은 제도마련에 부지런해야 한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넷플릭스에서 서비스 중인 SBS 콘텐츠
(출처: 캡쳐본)
(출처: 캡쳐본)
“환상적인 사업을 정직한 가격에 사라”
이 모든 것은 콘텐츠 유통의 변화에서 시작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넷플릭스가 투자를 통해 IP를 확보하는 일은 엔터테인먼트 투자시장이 이토록 과하게 불안정하지 않았다면 생기지 않았을 문제이기도 하다. 따라서 정부 차원에서 콘텐츠 제작비 내역 등의 가격 체계를 넷플릭스보다 빠르고 투명하게 파악하고 공개할 수 있다면, 앞으로 제작될 넷플릭스 K-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IP 소유권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넷플릭스를 통해 창출된 콘텐츠의 브랜드 효과를 바탕으로 한 수많은 이권을 적극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이는 한국이 역으로 넷플릭스에 막강한 협상력을 갖출 수 있는 바탕이 될 수 있다. 시장에 신용을 얻는 가장 기초적인 방법은 투명한 가격 공개에 있기 때문이다.
물론 현 상황을 위와 같이 낙관할 수만은 없다. 협상력을 지원하기 위해 발의된 법안을 비롯해 국회 및 입법 관련자들이 보여준 시도들은, 산업과 제도에 대한 그들의 이해가 빈곤했다는 것을 부정하기 어렵게 만든다. 이는 정부가 산업을 지원하기에는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낮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상황이 위와 같다고 하여 <오징어 게임>의 성과를 낮게 볼 이유도, 미래에 대한 기대를 꺾을 이유도 없다. <오징어 게임>은 그동안 한국기업과 정부가 대내외적 성과를 위해 지난 30여 년간 꾸준히 투자한 결과의 산물인 것은 부정할 수 없으며, 쉽사리 수치화할 수 없을 정도의 놀라운 성과와 국익을 가져다준 것도 맞다.
또한 이 성공을 위해 수많은 관계자가 노력과 희생이 있었다는 사실도 결코 부정할 수 없다. 그 성공의 주역들이 김민영 VP, 황동혁 감독, 이정재와 이병헌 배우 등 한국인이었다는 사실도 부정할 수 없다. 어쩌면 우리도 넷플릭스처럼 해외로 눈을 돌려 인적 자원을 수출하는 일을 지원해야 할 수도 있다. 여기에는 K-오리지널 콘텐츠의 브랜드를 등에 업고 동남아 시장에 직접 스튜디오를 차리고 현지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넷플릭스가 제안한 선택지 안이 아닌 그 밖을 보는 일이다. 물론 그 과정은 멋지지도 않을 것이며, 지난하고 고된 나날을 요구할 것이다. 그러나 넷플릭스에게도, 우리에게도 필요한 다짐은 아래와 같을 것이다.
물론 현 상황을 위와 같이 낙관할 수만은 없다. 협상력을 지원하기 위해 발의된 법안을 비롯해 국회 및 입법 관련자들이 보여준 시도들은, 산업과 제도에 대한 그들의 이해가 빈곤했다는 것을 부정하기 어렵게 만든다. 이는 정부가 산업을 지원하기에는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낮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상황이 위와 같다고 하여 <오징어 게임>의 성과를 낮게 볼 이유도, 미래에 대한 기대를 꺾을 이유도 없다. <오징어 게임>은 그동안 한국기업과 정부가 대내외적 성과를 위해 지난 30여 년간 꾸준히 투자한 결과의 산물인 것은 부정할 수 없으며, 쉽사리 수치화할 수 없을 정도의 놀라운 성과와 국익을 가져다준 것도 맞다.
또한 이 성공을 위해 수많은 관계자가 노력과 희생이 있었다는 사실도 결코 부정할 수 없다. 그 성공의 주역들이 김민영 VP, 황동혁 감독, 이정재와 이병헌 배우 등 한국인이었다는 사실도 부정할 수 없다. 어쩌면 우리도 넷플릭스처럼 해외로 눈을 돌려 인적 자원을 수출하는 일을 지원해야 할 수도 있다. 여기에는 K-오리지널 콘텐츠의 브랜드를 등에 업고 동남아 시장에 직접 스튜디오를 차리고 현지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넷플릭스가 제안한 선택지 안이 아닌 그 밖을 보는 일이다. 물론 그 과정은 멋지지도 않을 것이며, 지난하고 고된 나날을 요구할 것이다. 그러나 넷플릭스에게도, 우리에게도 필요한 다짐은 아래와 같을 것이다.
“정직한 사업을 환상적인 가격에 사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환상적인 사업을 정직한 가격에 사라”
- 찰스 멍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