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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9~10월 엔터산업 주가 분석
임수진 대신증권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
2024년 9~10월, 엔터 산업은 하락세에서 벗어나 반등에 성공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이 하락한 가운데 주요 엔터4사는 평균+4.3%의 성과를 보였다. 올해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여러 가지 갈등과 이슈 속에서 성장을 위한 진통을 겪었는데 이번 반등은 하반기 실적 개선보다 내년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에 기반하고 있다.

   2025년 엔터 산업의 성장이 기대되는 이유는 크게 3가지다.

   1. BTS와 블랙핑크의 컴백으로 음반 판매량 및 공연 부문의 매출 성장이 담보되어 있다. 2023년 기준 두 그룹의 판매량은 국내 전체 음반시장의 14%를 차지했으며, 월드투어 예상 모객수는 소속사 전체 아티스트 그룹의 합산 공연 모객수를 상회해 큰 폭의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 또한, 두 그룹의 합산 유튜브 구독자 수는 1.7억명으로 컴백 앨범뿐만 아니라 케이팝 전체에 대한 관심도가 확대되는 효과까지 기대해 볼 수 있다.

   2. 신인 IP의 수익화로 이익률 개선세가 나타날 전망이다. 올해 데뷔한 신인 그룹 수는 11팀으로 3팀 정도가 데뷔하는 평년보다 훨씬 많아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는 미래를 위한 투자로 보는 것이 올바르다. 과거 뉴진스, 르세라핌의 사례를 참고하면 데뷔 첫해 영업이익률 -20% 수준에서 다음해 +25%로 빠르게 성장한 바 있어 2025년 이익률 개선이 기대된다. 또한, 2025년에는 주요 IP인 뉴진스, 르세라핌, 라이즈, 엔믹스, 베이비몬스터, 보넥도의 월드투어가 예정되어 있어 수익 창출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통상 첫번째 콘서트 이후 성장이 본격화되는 경향이 있어 향후 성장성도 기대된다.

   3. 2025년에는 팬덤 경쟁 심리가 회복되며 음반판매량 반등세가 예상된다. 지난해 팬덤 간 음반판매량 경쟁이 특히 치열했는데 올해는 팬덤의 경쟁이 음반에서 음원으로 이동하며 쉬어가는 분위기다. 음반 대비 음원 부문의 성장은 단기적 수익성에서 아쉬울 수 있으나 공연부문에도 긍정적 효과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최근 신인 그룹을 중심으로 팬덤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음반판매량이 다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팬덤 경쟁 심리는 도미노처럼 선배 그룹까지 점차 경쟁 심리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I. 2024년 9~10월 업종별 주가분석
1. 엔터테인먼트
1) 마침내 긴 터널을 지난 엔터산업
2024년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여러 가지 갈등과 이슈 속에서 성장을 위한 진통을 겪었다. 4월 하이브-어도어 사태를 시작으로 이슈가 계속 발생했고, 10년 이상 성장해오던 음반 판매량도 꺾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2024년 9~10월, 엔터 산업은 지난해 4분기부터 이어진 하락세에서 벗어나 마침내 반등에 성공했다. 특히,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3.0%, -3.8% 하락한 어려운 매크로 환경에서도 주요 엔터4사는 평균+4.3%의 강세를 보이며 의미 있는 반등을 이뤄냈다.
   다만, 10월 엔터 산업의 반등은 하반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었다. 최근 한 달간 엔터4사의 3분기,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모두 하향 조정되고 있다. 시장은 올해보다는 내년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2) 2025년, 케이팝의 왕(BTS)과 여왕(블랙핑크)이 돌아온다
2025년 엔터 산업 성장성에 주목하기 시작한 이유는 케이팝을 전 세계에 알린 BTS와 블랙핑크의 복귀 시점이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작년 기준 두 그룹의 음반 판매량은 1,133만 장으로, 이는 주요 4개 엔터사의 총 음반 판매량 중 약 14%에 달한다. 공연은 더욱 효과가 큰데 예상 BTS 월드투어 규모는 300만명으로 2024년 하이브 전체 아티스트 그룹들의 합산 모객수(278만명)와 비슷한 수준이며, YG의 경우 2024년의 2배 규모(200만명)이다. 특히 내년 경제 성장률 및 반도체, 바이오주의 약세로 시장의 고민이 깊어진 시점에서 엔터주는 좋은 대안이 됐다.
   내년 6월 BTS는 나머지 멤버들까지 모두 제대해 팬들이 오랫동안 기다려온 완전체 활동을 선보일 예정이다. 준비기간을 감안하면 4분기 신보와 함께 대규모 월드투어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방탄소년단의 마지막 월드투어는 2019년으로 합산 모객수 200만명을 기록했다. 이는 빌보드 1위를 기록한 ‘Dynamite’,‘Butter’를 발표하기 이전으로 보수적으로 보더라도 300만명 이상의 규모의 월드투어가 가능할 전망이다. 또한, 팬들에게 있어 2025년 발매될 신보는 특히나 의미있다. '22년 이후 3년만의 앨범이며, 지금의 BTS를 만들어준 ‘화양연화’ 10주년이기 때문이다. 특히 초동 경쟁의 주역이었던 방탄소년단의 팬덤이 앨범판매량 역대 1위 타이틀을 차지한 세븐틴의 509만장을 넘어설지도 주목할 포인트이다.
   블랙핑크의 경우 최근 로제, 제니, 리사가 솔로 활동에서도 주목할 만한 성과를 이어가 2025년 활동이 더욱 기대된다. 로제의 신곡 ‘아파트’는 빌보드HOT100 8위로 케이팝 여성가수 최고 순위를 경신했다. 리사는 미국 유명 대중음악 시상식인 ‘MTV VMA’ 공연과 6년만에 부활한 미국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의 오프닝을 장식하는 등 ‘글로벌 팝스타’의 면모를 보여주어 팬덤 확장세를 이어갔다.
3) 가파른 신인들의 성장. 2025년 수익성도 좋아진다
2025년에는 수익성이 더욱 개선될 전망이다. 특히, 올해는 예년(평균 3팀)보다 많은 아티스트 그룹(11팀)이 데뷔했다. 엔터 산업에 있어 신인은 제조업의 자본 지출(CAPEX) 개념과 같은데 데뷔 초 발생하는 초기 비용이 커 이익률 훼손이 크게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최근에는 팬덤 유입 전략에 있어 콘텐츠가 중요해졌다. 캣츠아이는 스포티파이 기준 음원 발매 첫 주 스트리밍 횟수가 기존 280만에 불과했으나 이후 넷플릭스 다큐멘터리를 포함한 다양한 콘텐츠를 공개하며 주당 1,000만회까지 상승하며 성공적인 데뷔를 이뤄냈다.
   일반적으로 신인 데뷔 시 발생하는 초기 비용은 약 50~100억 원으로 과거보다 상당히 증가했다. 뉴진스와 르세라핌의 성공적인 데뷔를 보인 2022년에도 어도어와 쏘스뮤직은 적자를 기록했다. 해외 현지화 그룹의 경우 여기서 해외 활동이 추가돼 국내 데뷔 그룹 이상의 비용이 예상된다.
   다행히도 결과는 매우 좋은 상황이다. 하이브의 아일릿과 YG의 베이비몬스터는 역대 1위 걸그룹 데뷔 초동 앨범판매량을 경신했으며, 올해 2월 데뷔한 SM의 일본 현지화 그룹 NCT WISH는 TWS, 보이넥스트도어와 함께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신인의 BEP에 도달하는 시기를 통상적으로 100만장의 음반을 판매하는 시기로 알려져있다. 그다음 신인의 인기가 급속도로 성장하고 팬덤의 구매력이 올라가는 시기는 월드투어를 돌고 난 직후이다. 2025년에는 뉴진스, 르세라핌, 라이즈, 엔믹스, 베이비몬스터, 보넥도의 월드투어가 진행될 예정으로 수익화 본격화될 전망이다. 특히 과거와 달리 첫번째 콘서트 규모가 20~40만 모객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익 기여도가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통상 첫번째 콘서트 이후 성장이 본격화되는 경향이 있어 향후 성장성도 기대된다.
4) 달라진 팬덤 문화, 음반에서 음원으로
2024년 연간 음반판매량은 약 9천만장으로 전년-21% 감소할 전망이다. 2014년부터 한해도 빠짐없이 성장을 지속해온 점을 감안했을 때 올해의 역성장은 아쉬울 수밖에 없다. 음반판매량이 감소한 것은 중국 공구 물량 감소도 원인이겠으나 팬덤 문화의 변화가 지대한 영향을 줬다.
   2010년대 엑소 팬덤으로 시작된 ‘초동 경쟁’ 문화가 사라졌다. 이는 본인이 서포트하는 아티스트의 음반판매량으로 인기를 경쟁하는 문화이다. 이러한 문화가 10년 이상 지속되며 케이팝 산업은 어느 국가보다 높은 음반판매량을 기록할 수 있었다. 2023년은 어느 해보다 초동 경쟁이 심했던 해로 어떠한 그룹이 기록을 세우면 다음 그룹이 그 기록을 넘어서는 기현상이 펼쳐졌다.
   팬덤은 지난해 말부터 음반에서 음원 중심의 경쟁을 하기 시작했다. 음반이 발매되기 약 2~4주 전 팬덤은 활동 목표를 발표하는데, 올해부터는 음반과 국내 음원차트가 제외되고 해외 음원차트 중심으로 바뀌었다. 특히 해외 팬덤 비중이 높은 그룹의 경우 음원 스트리밍 조회수는 크게 증가한 반면 음반판매량은 감소세를 기록했다. 이는 걸그룹에서 더욱 효과가 컸다.
   물론, 음반 대비 음원 부문의 성장은 단기적 수익성에서 아쉬울 수 있으나 공연부문에도 긍정적 효과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현 주가는 이미 음반판매량 감소세를 충분히 반영한 수준으로 내년 기저가 부담이 없는 상태다. 반면, 최근 신인 보이그룹을 중심으로 다시금 초동 경쟁 움직임이 보이고 있으며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컴백과 함께 경쟁 심리 회복될 가능성도 존재해 기대해 볼만하다. 다시금 엔터산업에 주목할 시기이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조사연구 아카이브